2010년 6월 8일 화요일

붉은 악마.

어느덧 또 한 번의 월드컵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요즘 각종 매체들을 통해 선수들의 소식들 뿐만 아니라

응 원단체인 "붉은 악마"에 대한 소식들도 자주 보게 됩니다.

평소에 축구를 그리 즐겨하거나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언제나 국제경기가 열릴때면 꼭 함께하며 응원하고 싶고,

고국을 떠나 살다보니 국제경기라고 하면 그 경기가  어떤 종목이던 간에 더욱 관심이 생기고 힘을 보태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  같은 경우 "붉은 악마"라는 한국의 응원단체는 2002년 월드컵부터  알게 되었고,

마침 그 해에 한국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성적으로 4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내면서 한국팀의 대표 응원단 이름으로

"붉은 악마"라는  이름은 세계적으로 더욱 더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누구나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면 "붉은 악마" 응원단으로 받아들여지는 열린 분위기와 하나된 느낌,

특히 2002년에  있었던 16강전, 8강전 그리고 4강전에 이르는 큰 의미를 지닌 국가 대표 경기들이 연속적으로 펼쳐지고

또  승리하면서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붉은 옷을 입고 응원하는 것으로 응원하는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너무도

당연 한 것처럼 여겨졌던것 같습니다.

최근 모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붉은 악마"라는 이름은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를 할때 그 당시 외국의

신문기자가 붉은 옷을 입고 경기했던 한국팀을 자신의 기사속에서  "red Furies(붉은 악령)" 라고 표현했던 것이 시초가 되어

한국어 번역에 다시 영문으로 재 번역되면서  지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몇몇 기독교계에서 "붉은 악마"라는  이름속에 있는 "악마"라는 표현에 대한 거부감에 대한 글들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여러 기독교 단체내에서  "악마"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을 놓고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심지어 올바른

기독교 문화 선도를  위해 "천사 응원단"이라는 응원 단체도 만들어내어 "붉은 악마"에 필적할만한 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애쓴 다는 소식도 접하게 됩니다.

"붉은 악마" 라는 이름이 비록 축구 경기를 응원하는 단체의 이름일  뿐이며,

그들 스스로도 사전적 의미의 "악마"라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기 보다는

무 엇인가 강한, 그리고 동시에 상대 팀에게 위협이 될만한 이름으로 차용한 이름이겠지만,

사람들은  어느새 "악마"라는 단어가 가진 사전적 의미의 상징성을 조금씩 조금씩 빌려와서는

얼굴과 몸에 검붉은 칠을 하고,  머리에는 뿔을 달고, 붉은 색 창과 붉은 색 옷으로 몸을 치장합니다.

또한 그 이름에 걸맞는 형상과 심볼을 위해  "치우천왕"이라는 옛 신(神)을 들여오고 현대적 디자인을 통해

옷과 깃발등에 새겨넣습니다.

여 자들은 저마다 붉은 옷과 태극기, 뿔 등으로 패션코드일 뿐(!)인 "섹시"함을 드러내려하고 그것이 월드컵 기간에는

전 혀 이상하지 않은 문화처럼 자리매김 되어버렸습니다.

마치 유럽의 카니발을 연상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곳에서조차 느낄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지켜보자면 저 아래 나무 밑둥에서는 나름의  순수한? 의미로 받아들인 많은 것들이

저 위 가지의 끝에 맺히는 열매들을 통해 그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  같아 보입니다.

---

이번 월드컵때 우리나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정해진 경기 규칙을 지키며 열심히 뛸때

저도 아마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할것입니다.

그러나 굳이  붉은 옷을 찾아 입거나 "붉은 악마"처럼 혹은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저  제 마음속에 있는 애국심으로 다른 국제 경기들을 보며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한국 축구팀을 응원하겠습니다.

하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 씁쓸함과 어두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