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일 목요일

기원과학은 증명될수 있는가? / 김재욱

출처: http://www.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free&write_id=6540


가정에 의한 가설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살았던 많은 이들이 인류의 기원과 지구의 기원, 나아가서 우주의 기원과 모든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며 살다가 죽어갔다. 지금 세상을 채우고 사는 이들에게도 '기원'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숙제이며 누구도 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가졌다는 사람들도 있다. 종교적인 경로로, 과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또 철학적으로 나름의 해답을 지니고 살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해답을 제시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가장 타당하고 신빙성이 있을까? 대개의 사람들은 종교와 철학과 과학 중에서 과학만이 믿을 만하고 검증된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과학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어떤 진보된 과학적 연구 방법도 지구와 우주의 나이, 또 기원이 된 사건이나 물질의 생성과 변화를 증명할 수 없다. 아무리 신빙성 있는 설이라 해도 증명되는 것은 아니며, 믿든지 안 믿든지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기원에 관한 모든 연구 결과는 과거에 대한 어떤 '가정(假定)' 하에 산출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물이 교과서에 실리면 신빙성이 상승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가?
인간이 밝혀낸 것들에는 한계가 있으며, 사람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셀 수 없이 많은 의문이 우리에게 남아 있으며, 그저 '자연의 신비' 또는 '경이'로 표현하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일이 많다.

과학자들은 기원에 대한 궁금증과 탐구심으로 무언가 결론을 얻고자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과 계산과 추측을 통한 가설을 제시해 왔다. 예컨대 '빅뱅' 이론 같은 것이다. 주먹만 한 우주의 알이 폭발하고 팽창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최근 이 이론은 거의 폐기되고 있다.

2011 년 초에 방영된 BBC의 다큐멘터리(Horizon : What happened before the Big Bang, 오른쪽)에서는 빅뱅 이론에 변화와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음을 인정했고, 그 대안이 되는 인플레이션 이론과 그에 대한 또 다른 반론 등 다양한 것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등장한 과학자들은 이론 발명가와 같았고, 그것을 유추해내서 특허라도 얻으려는 사람들 같다. 그들은 서로의 이론에서 모순점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유통기한이 1년 미만인 이론들도 많다는 것이었다.

이미 국내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중에 인플레이션 이론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있다(사진). 이는 진화적 방법의 자연발생설 외에 다른 것은 도무지 알려고 하지도 않겠다는 의도이며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강요하겠다는 의도 아닌가.
그런 이론들 중에는 많고 적게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하나의 추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우리를 그 기원의 시간대로 데려다 주거나 그 시간을 끌어와서 재현해 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만들어진 컴퓨터 그래픽과 장엄한 음악,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타이틀이 마치 그런 일들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을 믿는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만일 누군가 세계적인 과학자의 이론을 믿는다면, 그는 자기가 과학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하고 설명자는 자기가 설명을 잘했거나 굉장한 이론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듣는 사람의 세계관이 그것을 믿기로 결정하는 것뿐이다. 그 사람의 결정은 대부분 그의 세계관이 좌우했다는 의미이다.
과학자라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기원과학에 있어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연구와 발표만이 과학이 아니며,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주와 생물은 진화되었다는 굳은 믿음
옥스퍼드 대학 교수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 )는 각종 종교와 생물의 종교적 기원에 관한 혐오자이며 신 다윈주의의 수호자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지적 설계론 등 다른 것으로 세상의 기원과 자연 현상을 바라보는 것을 극도로 거부한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 영화 <추방 : 허용되지 않는 지성(Expelled : No Intelligence Allowed)>에서 변호사이자 저널리스트인 벤 스타인(B. Stein, 유대인이지만 크리스천은 아님)이 '지적 설계론'이 생명의 기원에 대해 해답을 줄 가능성에 대해 묻자, "다윈 과정에 의해 진화된 고도의 생명체가 지구에 씨를 뿌렸을 수도 있으며, 혹시 그 증거로 생화학이나 분자생물학에서 설계자의 흔적을 찾을 수도 있다. 그 존재도 설명 가능한 과정을 거친 존재일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벤스타인은 독백으로 반문한다.

"잠깐, 도킨스가 지적 설계론을 인정한다고?"

그는 이어서 말한다.
"도킨스는 지적 설계론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형태의 창조주를 거부한 것이었다."

도킨스는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생물의 구조들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그것을 '강력한 환상’이라고 표현했다.(1) 그렇게 보이지만 환상으로 취급하고 믿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런 생각은 프랜시스 크릭(F. H. Crick)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생물학자들은 그들이 보고 있는 것들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진화한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아야 한다." (2)

대개 과학자에게는 편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편견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누구에게나 있으며 그것이 사고와 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기원과학을 가르칠 때는 어떤 사람이 어떤 편견과 신념을 가지고 가르치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특정한 신념과 세계관에서 탄생한 학문이나 이론만을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양한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먼저 그것이 실험적으로 입증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현행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가지 기원과학에 관한 이론들은 마치 가능한 사실인 양 교과서에 수록된 것은 물론, 다른 학설들은 발붙일 여지조차 주지 않고 있다.


기원과학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관점을 지닌 교사가 교과서를 집필하고, 가능한 한 편견 없이 이론들을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각자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과학적 사고 함양의 기본적 자세가 아닐까. 과학은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언제든 새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가능성은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하나의 시각에 가두고 그것이 그저 한 분야의 가설에 의한 과학임을 가르치지 않음으로써 획일적인 사고로 몰아가는 것은 교사와 교육계의 직무유기이며 이에 관심조차 없는 부모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열린 마음으로 과학적 사고를 크게 열어줄 포용적인 교육정책과 자유로운 연구 및 토론 분위기를 촉구한다.

(1) R. Dawkins, Zoololist and Professor for the 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 Oxford University "Darwin Triumphant:: Darwinism as a Universal Truth," in Robinson M. H. & Tiger L., eds., Man & Beast Revisited, Washington DC: mithonian Institution Press, 1991, p. 24.

(2) F. H. C. Crick, What Mad Persuit(열광의 탐구): A Personal View of Scientific Discovery 1988, London: Penguin Books, 1990, Reprint, p.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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