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2일 토요일

너희가 어떤 영에 속해있는지 너희가 알지 못하노라

 

누가복음 9장 51-53절

¶ 그분께서 위로 올려져서 영접 받으실 때가 이르매 친히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자기 얼굴을 고정하시고 사자들을 자기 얼굴 앞에 보내시니 그들이 가서 그분을 위하여 준비하려고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니라.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려는 듯한 얼굴이므로 그들이 그분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매


이 구절에서 예수님은 갈릴리에 계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십자가 사역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가기위해서 가장 빠른 길은 사마리아를 관통해서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들과 유대인들 간에는 역사적으로 깊은 갈등이 있었다. 유대인들은 과거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혼인으로 생겨난 혼혈족속인 사마리아인들을 유대인의 정통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들로 생각해 완전한 이방인 취급을 했고, 사마리아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하나님을 섬기려는 마음은 있었으나 유대인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이방인보다 오히려 더 미움받으며 천대받는 상황에서 유대인들의 선민의식과 자신들을 배제하는 태도로 인해서 그들 역시 크게 유대인을 미워하고 있었다.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서로 반목하는 상황이었기에, 갈릴리의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 갈때 중간의 사마리아 지역을 통과하는 짧은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크게 베레아지방으로 돌아가곤 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눈에 이방인들과 다름이 없는 사마리아의 지역을 통과하면서 이방인인 그들과 교류가 일어날수 밖에 없는 상황 자체를 극히 싫어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마리아인들도 자신들 주변에 유대인들이 있는 것 자체를 매우 탐탁치 않게 생각했으므로 사마리아 지역을 통과해서 예루살렘으로 간다는 것은 꽤 난감한 상황을 여러번 넘겨야만 하는 문제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통과하는 길을 택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사마리아 인들을 전혀 차이를 두지않고 바라보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런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사마리아 인들에게도 자신들이 사는 지역내에 하나님을 섬기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며, 예수님 같은 분이 자신들이 마련한 하나님을 섬기는 공간을 무시하고 예루살렘에 간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신앙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사마리아 인들의 태도를 보고 이제 예수님의 제자였던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을 향해 다음과 같은 말을한다.

누가복음 9장 54절

그분의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이것을 보고 이르되, 주여, 엘리야가 행한 것 같이 불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저들을 멸하도록 우리가 명령하기를 원하시나이까? 하거늘


한마디로 야고보와 요한은 이런 사마리아 인들의 행태를 괘씸하게 보았다.

감히 자신들이 모시는 예수님께 정통성 문제를 따지면서 예수님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자신들이 오히려 예수님보다 더 신앙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따르던 야고보와 요한은 그들이 천벌을 받기를 원했다.

그런데 이때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살펴보자.

누가복음 9장 55-56절

그분께서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어떤 영에 속해 있는지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생명을 멸하러 오지 아니하고 구원하러 왔느니라 , 하시니라. 그들이 다른 마을로 가니라.


비록 사마리아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들을 사랑하는 예수님의 마음을 오해하며, 심지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오직 한가지, 그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문제에 모든 촛점을 맞추어 생각하고 계신다.

오히려 오래 참으시는 길을 택하시고, 그들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위해,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올 시간을 주시기를 원하셨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들을 미워하며 차라리 그들이 죽어버리기를 원했던 야고보와 요한의 영이 하나님의 영인 성령이 아닌, 악한 영에 속한 것이라는 말씀을 주고 계신다. 즉 사마리아 인들이 잘못하고 있으므로, 당장 죽어버리기를 원하는 마음은 악에 속한 마음이라는 것이다. 사마리아인들이 분명 잘못하고 있는게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늘날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꽤 오래전 구원파에 속한 사람들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사실인지 확인은 할수 없지만, 구원파 교회에 다니다가 다른 기성 교회를 나가게 되어서 그들의 모임을 떠나게 되면, 그들 내부에서는 그렇게 떠난 이들을 향해 구원을 잃어버린 사람 취급을 하고, 온갖 부정적인 말로 그들을 모함하기도 하며, 심지어 처음부터 사탄에 속한 사람이었다는 식의 저주 같은 말들을 쏟아 낸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남아 있는 사람들의 내부 단속에 더 힘을 쏟는것처럼 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만약 정말 그런 일들이 그 안에서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더욱 더 하나님의 영에 속한, 더 올바르고 더 정통적인 교회라고 여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위에서 살펴본 예수님의 말씀을 참고해볼때, 그들 스스로가 오히려 악한 영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임을 알수있다.

왜냐하면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받기를 원하시며 계속해서 오랫동안 인내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이 하나님의 영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떠난 사람들을 오히려 더욱 위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떠난 그들이 하나님을 더욱 더 잘 믿게 되기를 기도해야 하는 것 아닐까?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위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배울수 있었던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그 마음, 그 영에 속한 마음임을 알수있다.

어떤 교회를 다니던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마음들을 가지고 있는지, 또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말들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남아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그 교회가 진정 어떤 영에 속해 있는지를 판단할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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